청년의 힘, 데모.
1. 헬조선을 뒤집으려는 청년학생대오
지난 14일 광화문에서 박근혜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이날 투쟁은 낮 1시 장애인을 비롯한 각 부문별 사전집회를 시작으로 13만 민중이 결집하여 자정가까이까지 전개되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컸던 세월호 1주기 즈음의 시위 때보다 더 강력하고, 각계 각층, 경향각지 성별 불문 다양하게 참여한 대회였는데 그 가운데 몸을 아끼지 않은 청년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이날 대학로에서 약 2천여 명으로 시작한 ‘헬조선을 뒤집는 청년총궐기’는 행진하면서 기하급수로 불어나는 것을 보고 코가 시큰했습니다.
세월호 건이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건이나 청년·학생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문제여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고압 살인 물대포에 맞서 팔이 부러지는 등 부상이 속출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치열하게 싸우는 것을 보며 요즘 청년학생들더러 왜 분노하지 않느냐? 왜 저항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던 것이 무척 미안했습니다.
자신의 희생을 각오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해결하고자 하는 청년의 저항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2. 세대로서 청년은 기성세대로 대변되는 현 사회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지금은 잔소리로 상징되는 꼰대 기성세대로서 ‘내가 다해봐서 아는데’라는 이명박류로 비치지나 않을까 두려움을 무릅쓰고 민주화운동청년연합 활동가로 청년운동을 할 때의 생각을 담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세대로서 청년은 기성세대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자신들의 세상을 만드는 다음 사회의 주체입니다. 하여 당연히 현 사회를 꼼꼼히 살피고 어디가 좋은지 흠은 없는지 꼼꼼히 따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현 사회의 주체인 기성세대더러 고쳐달라 말해야 하고, 안 고쳐주면 우리가 고치자고 나서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물론 좋은 점도 더 좋게 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겠지요.
3. 우리 사회의 변화발전의 동력이 바로 청년의 비판과 저항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경험이 그랬습니다. 청년이 사회에 대한 비판자로서 그 역할을 다했기에 근현대사에서 식민과 독재를 무너뜨리고 해방과 민주주의 사회를 쟁취해냈습니다.
식민지하 독립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던 엄혹한 군사독재정권을 끝장내고 직선제를 비롯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까지 청년들의 문제제기와 자기헌신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를 이렇게 바꿀 수 없었겠지요.
우리 사회의 의제인 환경, 여성, 인권 할 것 없이 청년들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저항하고 비판하였을 때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보다 개인의 스펙쌓기에 골몰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3. 청년들을 개인 무한 경쟁으로 키운 것은 기성세대의 탓
이런 개인 스펙쌓기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청년들 스스로 그렇게 하고싶어서 한 것은 당연히 아닐 것입니다.
모든 것이 자본주의탓이냐고 하겠지만 개인의 무한 경쟁으로 내몬 것은 사회주의의 몰락과 신자유주의의 발호와 맥을 같이합니다. 자본과 권력 자신들은 야합하면서 노동자 민중들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을 종용해왔고 우리 기성세대도 신자유주의 체제 논리로 재편되어 순응해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청년의 책임도 있습니다.
4. 체제논리에 저항하는 것은 청년의 역할
지금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 못해 ‘헬조선’이라 부를 정도에 이르게 된 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임이 명백합니다만 이 잘못된 ‘헬조선’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살아갈 것인지 청년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온전히 청년들의 몫입니다.
지금 사회가 청년들에게 ‘헬조선’이라 불릴만큼 청년들에게 특히 안 좋은 상황인 만큼 더욱 그렇습니다.
기성세대가 청년시절에도 사회적 억압이 컸습니다. 뻔하고 고리타분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이전 시대에 분노한 청년들은 여러분보다 더 억압, 순종이데올로기, 이념 공격에서 저항했다는 역사적 경험에서 용기를 얻으십시오.
차이가 있다면 신자유주의적인 경쟁이 덜했다는 것 같습니다. 이 경쟁의 격화는 더욱 조직된 대오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진리입니다.
개인의 스펙쌓기에 몰두해온 청년세대가 헬조선을 뒤집지 못합니다. 사회적으로 함께 문제해결에 나설 때만이 - 일단 데모에 나설 때만이 헬조선이 무너지는 경험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청년운동 역사의 교훈입니다.
5. 정당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당내에서 청년의 지위는 더 열악합니다. 청년들의 사회적 역할이 정당내로 수렴될 때, 제도화하지 못하고 개인으로 포섭되는 바람에 더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당내 역학구조가 오로지 지역위원장 또는 당내 유력인사에 줄서기, 충성 경쟁하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당내 청년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은 지역이 아니라 먼저 전국위원회를 만들고 전국위원회를 통한 의제 선정과 중앙당에서 역할에 집중해야지 각개전투하듯이 지구당위원장에게 충성하는 구조아래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더라는 작년 통합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장이었던 안희철 변호사(현 세상을 바꾸는 꿈 ‘바꿈’ 이사)의 이야기가 바로 청년의 현실이었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기성세대에 끊임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십시오.
잘못하고 실패할 권리가 청년에게 있다고, 모자라니 청년이라고 그렇게 실수하지 않고, 완성된 청년이길 원한다면 당신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기성세대에 당당히 요구하십시오.
기성세대가 ‘나는 바담풍하지만 너는 바람풍해라’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하면 우리가 기성세대가 될 때까지 바담풍하는 것을 인정하라고 요구하십시오.
뻔뻔한 기성세대가 이 사회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에는 더욱 거세게 저항하십시오.
6. 어디에서건 저항하고 또 비판하십시오.
사족이지만 청년을 이렇게 키워서 그렇다는 기성세대 책임론에는 반대합니다. 청년은 자주적입니다. 또 어떻게 저항하란 말이냐 대안을 이야기해달라는 이야기에도 반대합니다. 대안을 이야기해주면 기성세대의 아바타이지 청년이겠습니까? 유치하게 이든 역사적 경험을 모방하든 청년들 스스로 일단 하고 봅시다.
단언컨데 최대의 스펙쌓기는 함께 데모하기입니다.(데모는 절대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저항을 조직화해야 하거든요.) 이 시대를 이끄는 사람들의 청년시대를 살펴보시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청년의 저항이 없는 사회는 급격하게 노화하고 역사적으로 후퇴하게 됩니다. 저항의 방식은 달라질 수 있어도 저항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청년세대의 책무이자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입니다.
내가 관심있는 우리 사회의 의제를 선정하십시오. 그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인 노력을 하십시오. 조직적으로, 조직적인 훈련을 통해 이것이 공공성을 체화하는 길이며 의제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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