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안양을 진지하게 마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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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페이비언 소사이어티와 페이비언 사회주의에 대해 잘 모르실 것 같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텐데 이 글의 주제가 페이비언사회주의 내용이 아니므로 자세한 내용은 위의 책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최고의 사회주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페이비언 소사이어티에 대해 우리가 너무 모른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 협회가 창설된 지 130년이 지난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살아있는 조직이 더 놀랍습니다. 그 단체를 표현하는 사회주의, 좌파, 진보라는 말로 그 단체의 성격을 규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전적 의미로 이 단체가 영향을 끼치는 영국노동당이 좌파 혹은 진보가 아니라는 사람도 많고, 영국의 보수당조차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빨갱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페이비언이라는 이름이 지연전술의 대가 로마장군 파비우스가 한니발과의 전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비록 많은 사람들이 비난할지라도 적당한 때가 올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리되, 일단 때가 도래하면 모든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파비우스처럼 사정없이 내리쳐야 한다’는 비유에서 유래됐다는 데에서 짐작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합니다. 논리나 이념의 선명함을 갖춘 분 가운데에도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에 대해 진지하게 대면하고, 더 나은 변화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이것이다 할 명징한 논리도 없고, 이념도 흐릿할지라도 자신이 사는 시대와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대면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오랫동안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페이비언 소사이어티를 배우면서 문득 저는 고 문홍빈 안양YMCA사무총장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 든 생각은 우리는 공동체이기는 한가? 공동체가 공유하고 지향하는 가치가 있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있어야 시대를 진지하게 대면하고 공동으로 지향하는 가치를 위해 헌신할 수도 있지 않나 싶은데 우리는 어떤 가치라는 말 대신 돈밖에 떠오는 단어가 없습니다. 자신의 실질적인 이해가 걸리는 순간 바로 180도 태도를 바꾸는 잘난 사람들 덕분에 황연산이라는 평론가의 “가장 신실한 말이 가장 허망한 말일 수 있다”는 말이 상식이 돼버린 시대이지만 세월호 이후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보겠다는 진지함이, 시대를 사는 책임감이, 내가 가진 것의 상당부분을 내려놓고 희생하는 헌신적인 태도. 결코 시대에 나태하지 않는 헌신 이런 말이 여전히 허망하다면 새해가 아니겠지요. 저는 새해에는 지난해 세상을 뜬 고 문홍빈 총장의 뜻을 기려 기초의 희망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돈’ 대신 ‘안양시민으로 살아가고 어떤 안양으로 만들어나갈까?’에 대해 진지하게 마주보고 헌신하는 분들과 그런 소사이어티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문홍빈 소사이어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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