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가 하는 민들레카드, 바람따라 방방곡곡 퍼져라!!!
안양시가 하는 민들레카드, 바람따라 방방곡곡 퍼져라!!!
안양시가 지난달 16일, 승진, 기념일 등을 축하할 때 관례적으로 보내던 난, 화분 대신 축하받은 이의 명의로 복지시설에 기부해주는 ‘민들레 카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혀 우리 시민에게는 물론 온 나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사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전에는 안양시의 직원 갑이 승진했을 때, 난(蘭)을 보내 축하하던 것을, 이제는 축하할 사람 을이 난(蘭) 대신, 복지시설 해관보육원에 성금으로 기탁하면, 해관보육원이 기탁자 을을 대신하여 축하 메시지를 담은 민들레카드를 직원 갑에게 보내주는 제도다. 이 민들레 카드 속엔 직원 갑의 이름으로 된 후원금 영수증도 들어 있어 기부를 한 금액만큼 연말 소득공제 혜택도 받게 된다.
이 사업은 우선 관내 3개 보육원(해관, 안양, 평화)을 대상으로 4월부터 12월까지 1,655명 시 산하 공직자들이 시범적으로 해본 후,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완한다 했는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3개 보육원의 말을 들어보면 도움도 되려니와 성공할 것도 같다.
‘감사하는 마음’, ‘나의 사랑을 드려요’, ‘사랑의 신탁’ 등의 의미를 꽃말로 담고 있는 민들레의 의미처럼, 또 추위를 이겨내는 강인한 생명력, 따스한 햇빛을 받으면 꽃을 피우고 홀씨를 만들어 바람따라 널리 퍼지는 민들레의 한 살이처럼 이웃사랑과 나눔의 실천이 두루 퍼지고, 바람직한 기부문화가 뿌리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의미있는 사업이 화훼업계의 반발에 부닥쳐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다. 화훼업계는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이 사업으로 어려움이 가중돼 생존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사업을 중단하거나 완전히 폐지하라 한다. “민들레카드 사업은 화훼상품을 낭비요소로 보고 영세한 업계의 최소한의 생계유지마저 도외시한 안일한 행정의 결과”, “주 고객이 관공서와 기업체인데 여타 시·군으로 이 사업이 파급되면 화훼관련업계의 도산사태가 줄줄이 일어날게 뻔하다”는 예측을 들으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매출이 90년대보다 50%이상 줄어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는 장순자 화원협회안양지부장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절박한 심정이 정의를 이겨서는 안되는 것이 인간의 도리다. 비유를 하자면 촌지관행을 없애려는 교육계의 노력이 봉투업자의 반발로 그만두어야 하는 형국이다. “시 홈페이지에 사과문 게재 등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30만 화훼종사자들과 힘을 합쳐 생존권 보호차원에서 강력한 실력행사를 할 것”이라는 김두식 화원협회회장의 이야기는 도를 넘었다.
푸른 식물, 아름다운 꽃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도외시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려니와 필요없다는 이야기도 더욱 아님에도 반대를 위한 억지주장을 내놓는 것은 온당치 하기도 하다. 적게는 3만 원에서 비싼 것은 20만 원에 이르는 난(難)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다고 관행이라 하고, 나몰라라 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화훼업계를 먹여살리기 위하여 난을 선물하여야 한다는 억지주장을 들어줄 일도 아니다.
공무원의 청렴규정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 소박한 자질이 너무도 청초해서... 고고한 모습은’이라는 난의 의미와도 맞지 않다..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일을 벌였더라면, 자칫 공무원사회 전체를 부정적인 집단으로 비쳐졌을 터이나 스스로 솔선수범하여 민들레카드운동을 벌이는 바람에 그 향기가 대단히 멀리가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