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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12일 Facebook 이야기

네올 2013. 8. 1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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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신문에서 지난 달 22일 국가인권위가 베데스다 지적 장애인 시설에서 일어난 가혹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가 있는데 결국 사실인가 봅니다.
    이 장애인 시설에 근무하던 공익요원이 제보한 화면이 나오는 방송을 차마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건장한 시설 요양보호사가 어린 지적 장애인의 뺨을 두 손으로 마구 때려요. 밥을 천천히 먹는다고, 밥알을 흘렸다고 각목으로도 때리고 심지어 독방에 가두어 어떻게 했는지 벽에 똥칠갑 피칠갑을 해놓았다 합니다.
    이런 시설을 안양시가 해마다 2억여 원을 지원해왔다는데 시는 정작 이 시설이 미인가시설이고 교육청 권한 아래 있는 시설이라 책임이 없다고 인터뷰합니다. 공무원들을 조금만 상대해 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 수 있을 텐데요. 시로부터 10원 한 장 지원받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어쩌면 이런 일은 이다지도 쉽게 지원되고 이 지경이 되도록 곪아터져도 이다지 잘도 쉬쉬하고 비밀을 지켜주는지 참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이 일이 터진 것도 가족이나 감독 행정관청이 나서서가 아니라 한 공익요원이 차마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국가인권위에 제보한 덕분인데요.
    바로 시설을 닫아걸은 걸로 봐서 이런 문제가 있어왔음을 알고 있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은데 이 시설의 운영자부터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니 당연히 다른 사람은 안다고 할 리가 만무하겠지요?
    오리발을 내미는 운영자는 그렇다 치고 담당관청이나 이 시설과 직간접적으로 관계 맺은 지역 유력인사들과 정치인들이 이 일이 벌어지고 나서 한 일은 ‘모르쇠’한 것 말고 제가 아는 바는 없습니다. 누구 한 사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이들과 사진 찍기에 바빴고 운영자와 밥먹고 악수하기 바빴던 그 많은 정치인들은 다 어디 갔을까요? 이 시설 운영위원으로 이름올리고, 사진찍고 밥먹었던 이들의 인권의식이 우리 안양시 인권의식의 현주소라면 과한 이야기일까요?
    시설을 운영하는 어느 목사님은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하루아침에 형제자매와 그들을 따뜻이 보살피던 사람과 생이별한 장애인들이라 합니다. 두들겨 맞았다는 이유로 생이별한 셈입니다.
    인권위가 내놓은 "안양시청은 미신고 시설을 신고시설로 양성화하고 장애인시설을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라며 "해당 시설을 폐쇄조치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방책은 이런 점에서 아쉽습니다. 시설의 책임자는 얼마 후면 감쪽같이 다시 새로이 복지 시설 장사에 나설 수 있다고도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한때 청각장애인들의 투쟁으로 떠들썩했지만 지금은 아주 훌륭한 학교로 소문난 평택 에바다학교의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사자와 지역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서 문제제기하고 함께 나쁜 재단과 싸워 이긴 성과라는데 우리도 그리하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