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여성의 전화에 쓴 글

무척이나 비싸보였던 대합이 한 개에...

네올 2011. 6. 28. 04:08

Name
  김인봉 (2008-04-13 19:59:13, Hit : 42
Subject
 무척이나 비싸보였던 대합이 한 개에...

어머니 생신날에 끓여드릴 미역국을 대합으로 끓이려고 농수산물시장에 갔더니 한 개에 천 원밖에 하질 않는군요.
그것도 세 개 사니 하나 더 덤으로 주셨어요.
아직도 젊으니 젊은 날이란 말은 맞지 않는 것 같고 어린 날 하자니 조금 낮간지럽지만
어린 날 힘들 때면 시장엘 나가서 시장분들의 활기를 얻어먹곤 했는데
어느날부턴지 맨날 무슨 마트에서 수레를 밀고 있더라고요.
난 그게 싼 건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편한 건줄로만 알았는데
잠시 짬을 내어 일터 옆 농수산물 시장엘 갔다가 혼동속에 있습니다. 잠시 적응이 되질 않아요.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호칭도 영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사실 이래서 시장 안가고 싶기도 했는지 모릅니다만 이야기가 옆으로 샜군요.
맛있게 보이지만 늘 비싼 것 같아서 주저했던 관자도 한 줄에 7천 원... 6천 원에 주신다고 했지만 양이 많아서 3개만 샀습니다. 멍게도 두 봉지에 오천 원 합해서 만천 원 주시는 아주머니도 이뻤습니다. 만천 원도 비싸다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요. ㅎㅎ
호객꾼들이 아버님이라고 부르지만 않았다면 많이 샀을 것 같아요.
건너편 건물에서 어머니 드릴 참외와 오렌지를 마저 사서 오는 길이 뿌듯했습니다.
시장을 자주 가볼까봐요.

"엄마!"
"와?"
"보고싶었다" 하는 저의 말에 '살구기름 바르지말라시는' 어머니가 무척 기뻐하실 것 같은 장보기입니다.

김정원 (2008-04-14 00:57:07)  
김인봉 선생님은 직접 시장에 가서 물건들을 사시는군요.
전 기제가 있거나 명절이 있으면 어머니를 따라 경동시장엘 가는 편이지요. 그냥 따라서요. 어머니가 사시는 물건들을 들어드리는... 그리고 무엇 무엇 사자고 때론 조르는.. 그러면서 정말 싸다하고 감탄사를 연발하고.. 어머니께선 이런 맛에 시장에 오신다고 하더군요.

저도 언제쯤이나 어머니를 위해 김인봉 선생님처럼 쑥쑥 물건들을 골라서 살 때가 있을건가?하는 씁쓸한 마음도 조금 드네요.
김인봉 (2008-04-14 02:48:16)
ㅎ 마누리가 바빠서요
김혜정 (2008-04-14 10:15:09)  
으~ 또 먹는 애기다. ㅋㅋ
저두 대합탕먹었는데. 어제.
저두 마트는 간혹 어쩌다 한번간답니다. 집앞수퍼나 재래시장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불필요한 소비도 싫고 하청업체들 뜯어먹고사는 자본가들 배불리는것도 싫고해서요.
이은자 (2008-04-15 20:03:52)  
재래시장을 두고 사는 저는 재래시장이 더 편하지요.

어느날 밤9시 넘어 문을 열어둔 재래시장 야채집에 가서
제철인 나물과 이것저것을 사는데 나도 모르게 나온말,

"아 배고파" 였어요.

그런데 이말은 들은 아주머니 말씀

"빵사줄까?" 였어요.

순간 당황스럽지 뭐예요...

아니예요 라고 사양하면서 뒤돌아서면
생각했어요.

정답다.. 그리고 내가 먼저 다가가고 배풀수 있는 세상이
아직도 있음을
그리고 그러한 것이 참 느낌이 좋은 것임을...

그 후로 가끔 알아서 몇백원씩을 깍아주든
덤으로 더 주시든

참으로 그 고마움을 그대로 받으며
그 곳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나를 봅니다.

사실 생협회원이면서도
생협주문보다 재래시장회원(?) 활동이 더 많거든요...

이글을 쓰면서
다음에는 안여전 소식지를 가져다 드려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