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민신문에 쓴 글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똑같은 짓을 되풀이한다면

네올 2011. 7. 8. 13:45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똑같은 짓을 되풀이한다면

김인봉 편집위원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부끄러움이 없는 한나라당 시의원들이라는 글을 바로 이 자리에 쓴 적이 있습니다.

제목의 말줄임표에 든 말은 당연히 새로 출범하는 제6대 안양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서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더니 현실은 참으로 고약하게도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해 대명천지에 새빨간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국민이 이를 심판해도 국가와 정권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얼치기 서울대총장출신 총리는 여전히 뻔뻔하게 국민과 시민단체를 훈계하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다수가 돼 정권만 잡으면 무슨 짓을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정권을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보고, 국민이 선거를 통해 심판했으면 어부지리로 이득을 본 사람, 정당은 조금이라도 배운 것이 있어야 하는데 들리는 이야기는 전혀 그렇지 않아보입니다.

지난 번 5대 안양시의회 구성에서 부의장 1명을 내놓고는 4개 상임위 위원장은 물론 상임위 간사까지 싸그리 독식한 한나라당에게 고스란히 되갚아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자기편 사람 심는 것은 기본이고 오로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과 절차를 어기는 것도 모자라 온갖 협박을 일삼으며 반대편 사람을 내쫓은 이명박 정권의 완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배운 대로 되갚아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합리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같은 무리가 된다면 시민은 다시 누구를 심판하겠습니까? 자신들이 잘해서 당선되었다고 믿는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이 소수당 시절에 그토록 강조한 ▲능력과 자질 우선 ▲소수당 배려 ▲여성·초선 배려 등의 원칙은 어디로 갔습니까? 민주주의란 다수결의 원칙이라고 말하는 논법을 그대로 따른다면 박정희 정권만한 민주정권도 없고, 북한정권만큼 민주적인 정권도 없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말이 돼버리고, 선거 한 번 해서 다수가 되면 다른 당과 다시 모여 상의할 필요조차 없어지는 너무도 바보스러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쯤은 말 안 해도 알 법 한데 여전히 다수결 다수당을 내세우는군요. 민주라는 이름을 당명으로 내세우는 당의 시의원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란 말의 뜻을 알기나 하고 그 당에 소속해 있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해서 한 사람의 백성 민(民)자를 써서 민주입니다.

다수의 힘 있는 집단 마음대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무시되는 민은 없을까 살피는 것이 민주주의 대의제의 기본입니다.

더구나 지금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의 득표율, 지지율보다 비록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비록 소수가 되었지만 이들이 훨씬 높다는 것을 어찌 받아들이고 있는지요? 세상 살아가는 데 나이가 중요한 나라라지만, 관록이 중요한 나라라지만 안양시의회 의장을 하는데 상임위원장을 하는데 어떤 관록이 있어야 하는지도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말을 해야 하는 부끄러운 현실입니다.